누구나 알고있는 상식… 게으르면 안된다? 그런데…. 게으름 덕분에 얻는 것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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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의 하나로, 부지런해야 하고 게으르면 안된다는 가르침이 있다. 그러니 게으름 피울 때는 뭔가 죄짓는 기분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사실 게으름 덕분에 얻는 것도 많다.
예컨대, 자동차를 소유하며 정비 세차 주차 등 유지 관리하는게 귀찮아 대중교통과 택시 렌트카를 상황에 맞게 적절히 활용하다 보면 얻는 것도 적지 않다.
걷기 생활화를 통한 건강관리, 주차나 운전의 귀찮음 대신 생활의 간소함, 그리고 경제적 이득도 게으름 덕분이다.
목욕하며 힘들여 때를 미는게 귀찮아 대충 샤워하는걸로 끝내기 수십년… 최근에 피부과 의사들의 어드바이스를 보니 딱 내 방식이 정답이란 걸 뒤늦게 확인했다. 잦은 이발과 머리 손질 귀찮아 파마를 하다 보니, 뭔가 개성 있어 보인다는 몇몇 평가에 위안를 받게도 된다.
가족들을 포함 주변에까지 확실하게 주장하는 것은, 집에서 애완동물이 됐든 반려동물이 됐든 키우지 말자는 거다. 밥챙겨주는 것, 털 다듬고 목욕시키는 것, 자이간 여행시 처리문제, 위생문제 등등을 핑계로 삼았지만, 그 장점을 열거하는 분들은 게을러서 그렇다는 얘기로 들렸을 거다. 그런데 얼마전 15년 동안 영국에서 수의사로 일하며 수많은 반려동물을 보살폈던 분이 “이제 반려동물을 키우는 걸 반대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절대 동물들의 복지를 위한 일이 아니라고 믿는다”고 말하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다. 특히 몸집까지 큰 사나운 개를 데리고 다니는 이는 미워지기까지 한다.
실내 화분도 마찬가지로 늘 신경쓰면서 돌보기 귀찮다는 게으름 때문에 멀리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동식물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그들이 뛰노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자연 상태는 좋아한다.
바닷가 갈매기, 심지어 포장 도로 아스팔트 틈새로 솟아나오는 잡초도 좋아한다. 자연 그대로의 생명에 경외심까지 갖고 있다. 게을러서 집에 가두는 것을 몹시 싫어하지만 그 덕분에 … 어떻게 생각하면 그 반작용으로 자연 상태의 동식물을 더 사랑하게 됐다는 생각도 해본다.
게으름은 나의 글쓰기 방식에도 영향을 주었다. 말을 할 때는 어떤 사건의 배경과 원인 그 심리 상태 등을 좀 소상하게 설명하는 장황한 설명 스타일인데, 글로 쓸 때는 게으르다 보니 긴 글 쓰기 보다 짧은 글로 정리하게 된다. 길다고 소설되고 짧다고 시가 되는 건 아니지만 그 비슷하게 나마 짧은 축약으로 방향을 잡게 되는 경우가 잦아진다. 이런 취향 덕분에 뜻밖에 창작시집 한귄 출간해내는 작은 결실을 거두었다. 물론 작품성이야 별로다.
이렇게 게으름 때문에 안하거나 못하는 일들이 쌓이는 과정에서 깨달은게 있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에는 나도 모르게 게을러진다는 사실, 그러나 반대로 좋아하는 일에는 저절로 시간 자본을 투입하게 되고 부지런해진다는 사실이다.
암기 안하는 대신에 이해하고 상상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거나, 들이는 것과 내보내는 것, Input과 Output에 본능적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 끈기 있는 되풀이 보다 새로움을 느끼고 향유하는 감수성 내지는 감각을 키우는 노력 같은 것들은 게으름 덕분에 가질 수 있는 행복이다.
이런 엉뚱한 내 주장도 외롭지 않다는 듯, 상식을 깨고 게으름을 변명하는 책들도 많이 있음을 이번 유튜브를 준비하며 알게 됐다. 게으르면 어때서… 찬양… 예찬… 게으름은 왜 죄가 되었나…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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