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4

프리다 칼로-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방법

프리다 칼로(Frida Kahlo; 1907~1954) ―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방법

사람은 누구나 고통을 피하고 싶어 합니다.
아프지 않기 위해 애쓰고, 상처를 잊기 위해 다른 것에 집중합니다.
그런데 여기, 고통을 피해 가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본 사람이 있습니다.

프리다 칼로.
그녀는 위대한 화가이기 전에, 평생 아픈 몸을 끌고 살아야 했던 한 인간이었습니다.

프리다는 열여덟 살에, 인생을 바꿔놓는 사고를 당합니다.
버스와 전차의 충돌.
척추가 부러지고, 골반이 산산조각 나고, 다리는 심각하게 손상됩니다.
이 사고는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후 평생 30번이 넘는 수술, 끊이지 않는 통증,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
그녀의 삶은, 회복을 전제로 한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프리다는 침대에 누운 채로 살기 시작합니다.
몸을 움직일 수 없었고,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때, 천장에 거울을 달았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내가 가장 잘 아는 대상은 나 자신이다.”

그렇게 그녀는, 자기 얼굴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프리다의 첫 번째 중요한 작품은, 이렇게 해서 **〈자화상〉**들입니다.
화려하지 않습니다.
웃지도 않습니다.
정면을 응시하는 얼굴,  감정을 설명하지 않는 눈.
이 자화상들은, ‘나는 괜찮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이 지금의 나다.”

프리다는,  고통을 미화하지 않습니다.
숨기지도 않습니다.
대표작 **〈부서진 기둥〉**을 보면, 그녀의 몸은 갈라져 있고, 척추 대신 금이 간 기둥이 서 있습니다.
온몸에 박힌 못들, 피부를 찢는 고통.
그녀는 울고 있지 않습니다, 비명을 지르지도 않습니다.
그저, 그 상태 그대로 서 있습니다.
이 그림은, ‘아픔을 표현한 그림’이 아니라, 
아픔을 회피하지 않은 기록입니다.

프리다의 색채는 강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묻습니다,   “왜 이렇게 화려한 색을 썼을까?”
답은 단순합니다.
삶이 어두웠기 때문이 아니라, 삶을 놓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녀는 멕시코의 전통 의상을 입고, 원색을 쓰고, 민속적 상징을 끌어옵니다.
대표작 〈두 명의 프리다〉.
하얀 옷을 입은 프리다와, 전통 의상을 입은 프리다.
두 심장은 밖으로 드러나 있고, 서로 혈관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상처 입은 자아, 하나는 버텨온 자아.
이 그림은, 분열이 아니라, 공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프리다는, 자기 자신을 꾸미지 않습니다.
장애를 감추지 않고, 연약함을 삭제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스스로를, ‘설명해야 할 존재’로 만들지 않습니다.

그냥 보여줍니다.

사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디에고 리베라와의 관계는. 열정적이었고, 잔인했고, 끊임없이 그녀를 흔들었습니다.

프리다는 말합니다.

“나는 두 번의 사고를 당했다.
하나는 버스 사고, 다른 하나는 디에고였다.”

그러나 그녀는, 사랑 때문에 자신을 잃지 않습니다.

사랑의 고통조차, 자기 언어로 바꿉니다.

후기의 작품 〈희망의 나무, 굳건히 서라〉.

낮의 프리다는 침대에 누워 있고, 밤의 프리다는 의자에 앉아, 당당히 서 있습니다.

손에는 문장이 적힌 깃발.

“Tree of Hope, Stand Firm.”

희망은 기도문이 아니라, 자세라는 것을, 이 그림은 말하고 있습니다.

프리다는, 고통을 극복하지 않았습니다.

끝내 완전히 회복되지도 않았고, 삶은 쉬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한 일은 단 하나입니다.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것을 그림으로 만들었고, 색으로 남겼고, 형태로 붙잡았습니다.

프리다 칼로는, 위인이 아닙니다.

완벽한 인간도 아닙니다.

다만, 자기 삶을 대신 살아달라고, 요청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흔히 말합니다.

“언젠가 괜찮아지면 시작하겠다.”

프리다는 반대로 살았습니다.

“괜찮지 않은 채로도, 나는 시작할 수 있다.”

그녀의 그림은 묻습니다.

지금 이 모습 그대로의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프리다 칼로는, 고통을 이겨낸 사람이 아니라, 
고통을 끝까지 바라본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선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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