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4

사진에 더한 시, 또는 시를 업은 사진

 [동양화와 사진시(PhotoPoem)]

동양화는 대부분 그림 여백에 어떤 글귀를 써넣는다. 더 나아가 그림과 시와 서예 글씨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나 작가를 ‘삼절'(詩書畵 三絶)’이라 일컫기도 했다. ‘빼어나다’는 뜻이다.

이렇게 그림 안에 써넣는 시를 화제시(畫題詩) 또는 제화시(題畫詩)라고 한다. 엄격히 구분하자면, 그림의 동기가 되었던 시가 화제시, 그림을 보고 연상하여 지은 시가 제화시다.

사례를 보자.
3대에 걸쳐 내려온 도화서 화원 자리였지만 자유스럽게 그리고 싶다는 이유로 박차고 나온 혜원 신윤복. 그는 자신의 유명한 작품 미인도에도 7자씩 2귀절의 제화시(題畵詩)를 붙였다.

"盤薄胸中萬化春 (반박흉중만화춘;화가 마음속 만가지 봄기운 일어나)
筆端能言物傳神 (필단능언물전신; 붓끝으로 대상의 속까지 그리네)

위와 같은 글에 곁들여 '혜원'이란 관서(款署; 작가 이름, 그린 장소, 그린 날짜 등의 내용을 적은 기록) 아래 2개의 인장(申可權印,時中)을 찍었다.

이밖에도 산수화와 산수시(山水詩)는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보다, 머리 속에 이미 구축된 이미지를 관조하는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림 이미지로써, 또는 시적 이미지로써 관념적으로 대상을 형상화하는 것이 이미 보편적이었다.

이 경우 산수화의 제화시는 그림의 내용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시 자체도 하나의 작품, 즉 산수시로 인정된다.

최근 아마츄어 사진작가 한 분이 수년전부터 시도하는 작품(PhotoPoem)도 눈여겨 볼만하다.
사진을 바탕으로, 짧은 자작시 또는 시제(詩題)랄까 화두(話頭)를 제시하는 듯한 '명상사진'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자신이 만든 시와 사진 작품을 스스로 의도하는 방향으로 리터치하고 편집하여 하나의 독자적인 작품으로 창작해낸다. 호 '하우'를 한글 영어 한자로 합쳐 표현한 낙관도 흥미롭다.

"전체 과정을 스스로 동시에 작업하므로 시냐 사진이냐 선후 구분은 의미가 없고 함께 창작된다"고 그는 말한다. 약간 과장해보면, 전통적으로 내려온 화제시 또는 제화시 영역의 현대적 확대라고도 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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