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30

하우선생? ㅡ 자신의 호에 스스로 "~선생"을 붙인 까닭?

문인이나 학자들이 자신의 호(號) 뒤에 '선생(先生)'을 붙여 스스로 부르는 것은 학문적 자부심이나 초탈한 경지를 나타내는 일종의 자호(自號) 방식이었습니다.

소동파 (소식, 蘇軾) - 소동파선생(蘇東坡先生):  송나라의 대문호 소식은 유배 생활 중 황주(黃州) 동쪽 언덕(東坡)을 개간하며 스스로를 '동파거사'라 칭했으나, 문인들이나 스스로를 소동파 선생으로 부르며 그의 호가 곧 고유명사처럼 쓰였습니다.

이규보 (고려) - 삼혹호선생(三酷好先生): 한국의 대표적 문인 이규보도 초기에는 자신이 시, 술, 거문고 세 가지를 너무 좋아한다 하여 스스로 '삼혹호선생'이라 칭했습니다.

도연명 (陶淵明) - 오류선생(五柳先生): 동진(東晉)의 시인 도연명은 집 앞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를 심고 스스로 '오류선생전'을 지어 자칭했습니다. 탈속한 문인의 전형으로 꼽힙니다.

풍몽룡 (馮夢龍) - 호호선생(好好先生): 명나라 말기 문장가인 풍몽룡은 본인의 저서 등에서 후한 시대 인물 사마휘(司馬徽)의 별명인 '호호선생'을 언급하며, 모든 상황에 좋다고 대답하는 처세 철학을 뜻하는 말로 자호처럼 활용했습니다.

백결선생 (百結先生): 신라 시대 인물로, 자신의 옷이 백 개의 매듭으로 이루어질 정도로 가난했으나 거문고를 타며 살았던 초탈한 모습을 스스로(혹은 세간에서) 백결선생이라 불렀습니다.

중국에서 호(號)는 당나라 때부터 사용되어 송나라 때 보편화되었으며, 주로 예술인이나 학자들이 자신의 성격, 거처, 혹은 가치관을 담아 스스로 지었습니다. 

본명을 숨기고 허물없이 부르거나, 스스로를 낮추거나 반대로 높은 학문적 경지를 은연중에 드러내는 수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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